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 Suspend isse ultrices hendrerit nunc vitae vel a sodales. Ac lectus vel risus suscipit venenatis.

Amazing home presentations Creating and building brands

Projects Gallery

Search

5화. 공주와 상처 – 만데 전래동화집

  

옛날 옛적에 어느 공주의 이야기야. 공주는 결혼할 상대를 찾고 있었는데, 단 하나의 조건만 따졌어. 그건 몸에 상처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지. 수많은 왕자들이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온갖 보물을 이고 궁궐을 찾았어. 그때마다 공주의 동생은 파리로 변신해 옷 속으로 들어가 크고 작은 상처들을 찾아냈지. 모두가 영문도 모른 채 헛수고로 돌아가고 말았어. 공주에 대한 소문은 아주 멀리까지 퍼졌어. 계속해서 많은 이들이 금은보화를 이고 찾아왔지만, 모두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돌아가고 말았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새하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공주를 찾아왔어. 공주가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동생은 재빨리 파리로 변신해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 놀랍게도 그의 몸은 상처 하나 없이 아주 깨끗했어. 동생은 흥분된 목소리로 찾았다 하고 공주의 귓가에 대고 말했지. 드디어 결혼 상대를 찾은 공주는 다음 날, 하얀 옷을 입은 남자와 동생과 함께 궁궐을 떠났어.

그들은 계속 서쪽으로 걸어갔어. 마을 시가지를 벗어난 지 꽤 되었는데도, 계속 계속 걸었어. 공주와 동생은 도대체 집에 언제 도착하느냐고 물었어. 그럴 때마다 남자는 지금 집으로 가고 있다고 자길 믿고 따라오라고 했어. 마침내 도착한 곳은 서쪽 끝자락에 있는 아주 커다란 숲이었어. 깊숙이 숲으로 들어가 어느 큰 나무 아래에서 남자는 여기가 자신의 집이라 말했어. 그리고 그들은 거기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어.

몇 날 며칠이 지나도 공주와 동생은 남자의 가족도 친구도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없었어. 그리고 남자는 매일 밤만 되면 잠자는 공주 몰래 집을 나가는 거야. 수상하게 생각한 동생은 어느 날 밤, 파리로 변신해 남자의 뒤를 쫓았지. 남자는 집 밖을 잠깐 걸어가더니, 입고 있는 옷을 덤불에 숨기고는 아주 커다랗고 눈부시게 하얀 뱀으로 변신했어. 그는 밤이 될 때마다 숲속에서 뱀이 되어 생활하다, 해가 뜨면 벗어놓은 옷을 걸치고 인간의 몸으로 공주에게 다시 돌아왔지. 남자가 낮잠을 자는 사이를 틈타, 공주와 동생은 재빨리 원래 살던 궁궐로 도망가기 시작해.

숲을 헤치고 나와 마구 뛰어가던 그들의 눈앞에 아주 큰 강물이 나타났어. 뒤를 돌아보는데 저 멀리 덤불에서 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뛰어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야. 공주와 동생은 강 위를 날고 있는 검은 새에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티게 티게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미씨 벵 페소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네보 디마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사가벵 페소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강을 건너게 해줘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나는 소 한 마리가 있어 / 목이 긴 검은 새여
강을 건너면 당신에게 주겠어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나는 양 한 마리가 있어 / 목이 긴 검은 새여

그러자 강 위를 날고 있던 목이 긴 검정 새가 날아와 둘을 물고 강 건너편으로 데려가 주었어. 그런데 강 건너편에서 남자의 노랫소리가 들렸어. 남자도 공주와 동생이 부른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 목이 긴 검정 새는 남자가 있는 쪽으로 날아가 그를 물어 강을 건너기 시작했어. 공주와 동생은 검정 새를 향해 다시 크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카나 티게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미씨 타 페소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사주구 레무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사주구 벨레벨레 바알라 코노니 핑 캉갈라마장

강을 건너지 마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그는 소가 없어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무서운 뱀이에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무서운 큰 뱀이에요 / 목이 긴 검은 새여

검정 새는 남자를 강 중간에서 떨어뜨렸고, 이후로 남자는 그 강에 사는 뱀이 되었지. 

자, 여기서 이야기는 끝이란다. 검정 새와의 약속을 지킨다면, 그들은 다시 하얀 뱀을 만나진 않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몸에 상처가 없는 사람을 찾던 공주에게는 상처가 하나도 없었을까?  

 

*
이 만데 전래동화집은 그리오의 노래에 담긴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역사적으로 그들이 남긴 노래엔 전쟁에서 이긴 왕과 전사들을 칭송하는 노래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파콜리’와 ‘순디아타 케이타’ 왕을 통해, 충분히 용기있는 이야기는 전한 것 같아, 이번 화부터 그리오의 노래를 떠나 부르키나파소에서 오랫동안 구전된 이야기 중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계속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 들려드리려 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주세요!  

이야기 | 엠마누엘 사누
글 | 소영

No Comments

Reply